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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 음악의 전사들 은 60여 년 동안 아이티에서 활동해온 셉텐트리오날 밴드를 조명한 다큐멘터리다. 휘트니 도우 감독은 이 밴드의 곡절 많은 역사와 아이티라는 국가의 흥망성쇠를 겹쳐놓고 조망한다. 우리에게는 대지진의 재앙을 겪은 세계 최빈국으로만 알려진 아이티의 역사를 자세히 알려주는 이 영화의 관점은 흥미롭다. 아이티는 세계사에서 최초로 노예들이 혁명을 일으켜 제국주의 국가들을 물리치고 자기만의 영토를 세운 제3세계의 우등 국가였다. 전쟁에서 패한, 미국을 위시한 제국주의 열강의 집요한 공세가 지속되고 부패한 아이티의 지배 엘리트들이 서구 외세와 결탁하면서 20세기 중반 이후 아이티의 경제는 철저하게 무너졌다. 무지한 제3세계의 또 다른 지식인의 눈으로 보기에 에 담긴 그 나라 민중의 수난사는 믿기 힘들 만큼 극적이다. .. 더보기
미셸 페트루치아니, 끝나지 않은 연주 영화는 시작과 더불어 어두운 복도를 따라 무대 뒤편으로 찾아 들어간다. 멀리서 몇 명의 사람들이 서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그런데 그 무리 한가운데 성인 남성의 허리춤에도 닿지 않는 작은 키의 누군가가 보조 보행기에 의존하여 서 있다. 미셸 페트루치아니(1962~1999). 선천성 골형성부전증 환자. 하지만 재즈 역사상 가장 위대한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이자, 피아노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연주를 들려준 인물. 카메라가 그에게 가까이 가자 그는 환한 미소로 카메라를 마주 보며 손을 내밀고 악수를 청한다. 그때 이미 당신의 귀에는 그의 대표곡 중 하나인 ‘9월 2일(September Second)‘의 가슴 뛰는 강렬한 전주가 귀에 꽂히고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한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인물의 성별, 국적, .. 더보기
메르세데스 소사 : 칸토라 아르헨티나의 로드리고 비라 감독이 만든 는 아르헨티나를, 그리고 남미 전체를 대표했던 가수 메르세데스 소사의 동명 유작 앨범의 제작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1935년 태어나 열다섯 살 때 가수가 된 이후2009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파란만장한 음악 인생을 살았던 메르세데스 소사는 어쩌면 존재 자체가 ‘한 편의 영화’라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녀는 1960년대 아르헨티나 음악사에 한 획을 그은 누에보 칸시오네로(Nuevo Cancionero) 선언에 참가하며 인간에 중심을 둔 전통음악, 끊임없이 변화하며 재창조되는 전통음악을 과감하게 받아들이며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노래꾼으로 인정받았지만, 군부독재 정권 아래 고통받는 민중에게 위안과 희망을 안겨준 그녀의 노래는 위정자들에게는 눈엣가시였고, 비밀경찰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