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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프로그램

원 윈터 나잇 3 / 2월3일 공연 프리뷰


괜찮은 음악영화를 보고 나면 입에는 영화음악의 스코어들이 맴돌아 그냥 집으로 향하긴 아쉽다.

그래서 다양한 싱어송라이터의 음악 공연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마련했다.
오늘 하루만큼은 음악, 맘껏 즐기길.

ONE WINTER NIGHT FEVER. 2012. 2. 3.

페스티벌의 마지막 날, 영화의 마지막 상영작을 감상하고 나면, 좋은 영화를 봤다는 뿌듯한 마음과 더불어 아쉬움이 뒤섞인 묘한 기분이 된다. 친구들을 돌려보내고 뒤늦게 남은 설거지를 하는 기분, ‘잔치는 끝났다’는 허탈한 마음. 그러나 이를 달래줄 수 있는 마지막 공연이 남아 있으니 설거지를 하는 대신 친구들과 함께 ‘2차’로 향하자.


폐막식을 위한 공연은 조금 더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다. 첫날 무대가 최근 홍대 인디 밴드의 경향을 보여주고, 둘째 날 무대가 선후배 싱어송라이터의 어우러짐으로 감동을 전한다면, 2월 3일 마지막 날은 그야말로 파티를 위한 다양한 음악의 하모니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스윗소로우, 어반자카파, 킹스턴 루디스카 그리고 W&Whale, 기본적인 라인업만 봐도 소프트한 발라드와 R&B,자메이카 레게와 스카, 일렉트로닉 록으로 이루어져, 감정의 고저를 적절히 즐길 수 있는 밤이 될 것이 확실하다.

스윗소로우는 드라마 <연애시대>에 쓰인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을 통해 전 국민적인 인기를 얻은 4인조 밴드로, 연세대 합창단으로 만나, 싱어송라이터에게 최고의 데뷔를 보장하는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네 멤버의 화음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답고 로맨틱한 노래로 유명한데 젊은 커플들에게는 유리상자의 노래만큼이
나 프로포즈 곡으로 이용할 만한 노래가 가득하다. 재즈 피아노 선율 위에 아카펠라 화음을 넣는 등 스윗소로우다운 멜로디와 무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음악적 시도 역시 게을리하지 않는 밴드다.

어반자카파는 1990년대 이후 꾸준히 이어져온 한국적인 R&B 발라드를 계승하고 있다. 자정이 지나 기분이 감상적으로 변할 때 플레이하면 설레는 가슴은 더욱 콩닥거리게 하고, 허무한 감정에는 눈물을 안겨주는 전 방위 감수성 밴드라 할 만하다. 작년 정규 앨범 <01> 발표 이후 각종 CF의 배경음악이 된 이들의 음악을 겨울이 가는 2월의 길목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각종 음악 페스티벌에 1순위로 섭외되는 킹스턴 루디스카는 그만큼 맛깔나는 리듬으로 부지불식간에 사람들이 몸을 흔들도록 만드는 매력이 철철 넘치는 스카 밴드다. 재지한 브라스 선율에 스카의 경쾌하고도 통통 튀는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 아무리 화가 나고, 속상해도 등을 툭툭 밀며 장난기 넘치는 미소로 덩실덩실 춤을 추는 그들을 보고 어떻게 웃지 않을 수 있겠나. 페스티벌의 마지막 당신을 아바나의 허름한 클럽이나, 남태평양의 이름 모를 무인도 섬으로 이끌 것이다.

무엇보다 금요일에는 일렉트로닉 사운드와 함께 한밤을 맞는 것이 당연하다. 오늘쯤 블링블링하게 차려입고 신나게 놀아도 부담스럽지 않다,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멜로디컬한 일렉트로닉 밴드 W와 신비로운 마스크와 보이스의 보컬리스트Whale이 함께하는 W&Whale은 이미 영국의 라이프스타일 잡지 <모노클(Monocle)>이 선정한 밴드로 영국에 초청되었을 정도로 한국 일렉트로닉 록 음악을 상징하는 밴드가 되었다. 강한 비트 위에 캐치한 멜로디를 적절히 섞어대는 그들의 음악 속에서 정신줄을 잠깐 놓아도 괜찮다. 마리끌레르 그리고 제천국제영화제가 든든하게 뒤를 살피겠다.

editor 손혜영
마리끌레르 2월호